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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소리도둑 유봉 단원 : 아주 놀고들 있네! 아니, 무슨 심보로 멀쩡히 잘 공연하는 남의 창극단 가는 길목을 막고 이렇게 소리판을 벌이는거요. 이거 영업방해요 명창 : 아니, 이거 누구시더라. 청중들 : 와, 김현수다! 김현수! 명창 : 유봉 아닌가? 이 친구가 한때 나와 한 스승 밑에 동문수학하던 동기다. 단원 : 이분이 유짜 봉짜 그분이요? 명창님 늘 말씀하시던 그분이 이분이요? 과연 듣던 대로 아주 고약하네! 명창 어린 나이에 재주 많았지 위험한 수제자 잘난 재주가 그를 망쳤어 조급한 소리꾼 그 자만심이 사골쳤지 못말리지 명창 : 유봉, 자네 신파창극 안할텐가? 자네한테 딱 맞는 배역이 있는데.. 유봉 : 신파창극? 이 역 저 역 역할 나누는 창극도 소리가 아닌데, 거기에 창가에 민요에 서양 음악까지 뒤섞은 신파창..
사랑가 송화 아버지는 역정내시다 득음하시겠다! 저러다 애를 잡지, 잡어. 동호야 속상하지? 이 북이 아버지 얼굴이다 허고 꽝꽝 쳐부러. 송화 동호야. 속상할 땐 소리하는 것이 최고야. 니가 좋아하는 사랑가 하고 놀까? 오늘은 내가 이도령 허고, 니가 춘향이를 해! 동호 내가 왜 춘향이야.. 이도령이지. 송화 동호야 들어봐 춘향이가 천하일색이래. 하늘아래 가장 예쁜사람. 나한텐 우리 동호가 천하 일색이여 그러니까 니가 춘향이 혀 응? 송화 얘, 춘향아. 우리 업고 놀자. 송화 어여 혀봐. 업고 놀쟤도! 송화 얘, 춘향아. 우리 업고 놀자! 동호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 업어요. 건너방 어머니가 알면 어쩔라고 그러시오. 송화 너희 어머니는 소시 때 이보다 훨씬 더했다 허더라. 잔말 말고 한번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철없는 혈기 유봉 뭔가 뜨거운 게 치밀어 오르지 맘이 조급해져 안달이 나더냐 어서 빨리 이름을 얻고만 싶은가 너를 죽일 충동인지 모르더냐 철없는 혈기 갈 길을 몰라 손 쉬운 박수에 중독된다 뭔가 서둘러서 터트려야 좋나 맘이 바빠져서 가야할 길을 몰라 얕은 재주 어디다 자랑하려나 너를 죽일 허영인지 모르더냐 동호 세상 바뀐 줄은 모르나요 혼자 평생 길에서만 살아가긴 싫어 먼저 자신부터 돌보시죠 가서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모르시나 유봉(동호) 철없는 혈기 (세상 바뀐 줄을 모르나요 혼자) 갈 길을 몰라 (평생 길에서만 살아가긴 싫어) 손 쉬운 박수에 (먼저 자신부터 돌보시죠 가서) 중독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모르시나) 유봉 쓰라리고 힘든 길이었지 어린 너에겐 가혹하였지 갈 길은 멀고 끝은 몰라 불안하고 도망가고 싶..
소리공부 유봉 판소리란 것이 말이여. 세상 온갖 조화가 그 안에 다 들어 앉어, 소리로 산과 물도 그리고 짐승도 되고, 사람 사는 이야기도 모두 소리에 담겨 있는 거여. 소리꾼은 말이여. 세상 온갖 소리를 죄다 자기 소리에 담는거여. 알겄냐! 다같이 예! 유봉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산에 우는 여우 귀곡성, 워이이 논에 우는 소울음 통성, 음머어 음머 동호, 송화, 앙상블 음머어 음머어 유봉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다같이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유봉 폴짝거린 개구리 경드름 개굴 개굴 동호, 송화, 앙상블 개굴 개굴 유봉 시커먼 까마귀 울음 까아 동호, 송화, 앙상블 까아 유봉 산새들 울음 소리 뻐꾹 뻐꾹 뻐뻐꾹 뻐꾹 동호, 송화, 앙상블 뻐꾹 뻐꾹 뻐뻐꾹 뻐꾹 유봉 새벽..
살다보면 어린 송화 동호야, 울지 마. 우리 소리하고 놀까? 동호 소리? 어린 송화 응, 소리. 어린 송화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어린 송화, 송화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송화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 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 내 마음 멀리 날아가네 소리는 함께 놀던 놀이 돌아가신 엄마 소리는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소릴 질러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 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 내 마음 멀리 날아가네
누이 어린 송화 나는 항상 니 누이다 이름은 송화다 송화 송화는 너의 누이 나와 함께 길을 가자 우리 함께 길을 가자 길을 가니 마음도 간다 간다 동호 누나... 송화 누나...
거대한 햇덩이 1 동호 뙤약볕 아래 묶여 있는데, 소리꾼이 나타나 내 새아버지라네. 그 사람 소리하는데,마치 뙤약볕이 소리를 쏟아내는 것처럼 종일 날 불태웠어. 어머닌 그 사람 아이를 낳다 돌아가셨는데, 내 보기엔 그 소리때문에 말라죽으신 게야. 유봉 소리를 받아라 내 소리 받아 소리를 받아라 소리를 받아라 소리를 받아라 소리를 받아라 내 소리 받아 소리를 받아라 소리를 받아라 소리를 받아라 동호 날 달구는 소리하는 저 태양 엄마를 태워버린 새빨간 햇덩이 진종일 타오르는 뜨거운 내 머리 줄에 묶인 난 어디로 가야 하나 날 달구는 저 태양 엄마를 삼켜버린 거대한 햇덩이 달아나요 엄마 도망 갈 수 있잖아 달아나요 엄마 묶인 줄이 없잖아 동호 모(동호) 울지 마 난 널 떠나는게 아니야 (엄마... 엄마...) 울지마 우- (죽..
혼자있는 자유 동호 모 우리 동호 착하지 동호 모 한때는 멀리 떠나려 했지만 난 너에게 묶였단다 한때는 다른 인생을 꿈꿨지만 넌 나에게 전부란다 울지 마 난 널 떠나갈 수 없으니 울지 마 넌 내게 전부 날 붙든 너 시간은 절로 가고 넌 자랄 거야 언젠가 너도 알겠지 자유를 갈 곳을 몰라도 길을 떠날 거야 사랑에 빠져 마음에 줄을 매겠지 미워져 묶인 줄을 다시 자르겠지 상처 입고 지쳐있을 때 넌 알 거야 혼자 있는 자유는 혼자 있는 외로움 동호, 어린 동호 진종일 태양 뜨거운 여름날 외로워 힘들어요 이렇게 소리쳐 엄말 불러도 늘 혼자 묶여 있는 나 동호 모 시간은 절로 가고 넌 자랄 거야 언젠가 너도 알겠지 자유를 갈 곳을 몰라도 길을 떠날 거야 사랑에 빠져 마음에 줄을 매겠지 미워져 묶인 줄을 다시 자르겠지 상처입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