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봉
판소리란 것이 말이여.
세상 온갖 조화가 그 안에 다 들어 앉어,
소리로 산과 물도 그리고 짐승도 되고,
사람 사는 이야기도 모두 소리에 담겨 있는 거여.
소리꾼은 말이여.
세상 온갖 소리를 죄다 자기 소리에 담는거여.
알겄냐!
다같이
예!
유봉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산에 우는 여우 귀곡성, 워이이
논에 우는 소울음 통성, 음머어 음머
동호, 송화, 앙상블
음머어 음머어
유봉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다같이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유봉
폴짝거린 개구리 경드름 개굴 개굴
동호, 송화, 앙상블
개굴 개굴
유봉
시커먼 까마귀 울음 까아
동호, 송화, 앙상블
까아
유봉
산새들 울음 소리 뻐꾹 뻐꾹 뻐뻐꾹 뻐꾹
동호, 송화, 앙상블
뻐꾹 뻐꾹 뻐뻐꾹 뻐꾹
유봉
새벽길 이슬 떨어져 이슬털이목
유봉
이슬이 털리면 어떤 소리가 나겄냐, 동호 혀봐.
동호
이히히이히이 이히히이히이 이히히이히이
유봉
연습 좀 더 혀! 송화 혀봐.
송화
이히히이히이 이히히이히이 이히히이히이
다같이
옳지, 잘헌다!
송화
아부지, 아부지도 시원하게 한 번 털어보세요.
유봉
이히히이히이 이히히이히이 이히히이히이
다같이
옳지, 잘헌다!
동호
송화누나가 소리공부 열심히 하다 보니 목이 쉬었어요.
듣자니 명창이 될라면 똥물 먹어야 한다는데.. 먹일까요?
유봉
목이 쉬었냐? 똥물 마실텨?
송화
먹으면 참말 득음할까요?
유봉
먹어보면 알지.
유봉
눈 딱 감고!
송화
눈 딱 감고,
유봉
딱 감고 먹는다
송화
아버지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데 아버지 먼저 드시겠소?
유봉
딱 감고 먹는다
송화
아따 거 생각보다 달달허요.
유봉
달아? 역시 넌 굉장한 미식가여. 한잔 더 혀!
송화
아니 어찌 이 귀한 걸 혼자 먹어요.
오늘 귀한 손님들 오셨으니 다같이 나눠 먹읍시다!
사실은 이거이 맹물이요! 그쵸, 아버지?
유봉
딱 감고 먹었다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다같이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유봉
불호령 내린다 호령성
거기 서라 우조
네기를 하고 발기를 할 녀석
저작거리 욕짓거리 추천목
다같이
치마 희롱하는 바람에 시김새를 배우는디
치마 치켜올려 휘딱 끌어내려 화륵
꺽어서 훽 궁글려서 휘이휘이
엎었다 뉘었다 앉었다 일어났따
치마끈 떨려 아드드드드드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