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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서편제 (2010)

부양가

 

동호 모
좋다 듣기가 좋아
내 님 소리 좋아라
곁에 두고서 평생 듣고파라
내 님의 소리
아침 짓고 듣고요
밭을 매고서
잠결에 그 소리
얼싸안고 듣지요
늙어지게 평생을
소리하며 내곁에
소리랑 나랑

동호 모

당신 딸 송화, 우리 아들 동호...
둘이 오누이 되어서 당신 소리 배우고,
우리 늙으면 이 아이들이 부양가 들려주고,
그렇게 늙어가면 참 좋겠지요.
유봉 : 그리 말해 놓고 어찌 그리 허망하게 먼저 갔소

동호 모
나 먼저 가요
당신 소리 들려줘
저승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제삿상 나 필요없고
소리만 늙어지게
평생토록 살자더니
동호만 두고 가요

송화

엄니 죽기 전에, 엄니 돌아가시면 밤새도록
아버지에게 소리나 해달라고 청한 것도 모르고,
동호는 엄니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밤새 소리만 했다고
아버지를 그렇게 미워했어요
유봉

그 한으로 그 놈 소리 한 번 만들어보려 했는데...
송화

랬응께 동호가 지금 지 갈 길 잘 가는 거죠, 아버지.
유봉

그려... 송화야 니 소리랑 그 놈 소리랑 언젠가는 만나것지!
미안하다. 송화야.

유봉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있나...

송화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아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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